영유아 발달을 위한 보육의 필요성

영유아의 전인발달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초기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보육의 필요성은 증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변화에 따른 여성취업률의 증가와 가족형태의 변화, 가족기능의 약화는 보육의 필요성을 더욱더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보육서비는 단순히 영유아의 발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취업여성의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아동의 성장환경으로 중요한 가족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가족의 기능을 보완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포함해야 합니다. 아동이나 가족, 지역사회의 특성에 따라 현장학습이나 견학, 보건, 위생, 가족 간 심리적 갈등문제 상담 및 해결방안 제공, 아동학대예방서비스 등 이들 아동의 사회문화적 박탈을 보상해 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포괄적 보육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바로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국가 복지정책의 중요한 영역 가운데 하나가 보육사업임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01. 초기경험의 중요성

인간발달의 초기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보육활동은 무엇보다도 영유아의 발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전인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보호가 중심이었던 보육에서 교육의 기능이 보완되고 강조됨으로써 보육경험은 빈곤계층뿐 아니라 모든 계층 영유아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에 다라 정부차원에서도 모든 영유아를 위한 학교준비도에 관심을 가지고 점차 글자와 셈하기를 익히는 것과 같은 교육적 활동을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맞벌이 가족과 외동아 출산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보육경험은 사회적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해 줌으로써 영유아의 사회정서발달뿐 아니라 인지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는 "보육과정의 목적은 영유아의 전인적인 성장과 발달을 돕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길러 영유아가 심신이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영유아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돕기 위해 보육과정을 표준보육과정과 누리과정으로 구분하여, 표준보육과정은 기본생활, 신체운동, 사회관계, 의사소통, 자연탐구, 예술경험의 여섯 영역으로, 누리과정은 신체운동, 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의 5개 영역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표준보육과정과 누리과정에는 공통적으로 신체, 정서, 인지, 사회 등 전인발달과 바른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 영유아가 갖추어야 할 지식, 태도, 기술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보육의 질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바로 아동의 발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보다는 국가의 요구나 성인중심의 보육정책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동 권리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02. 가족기능의 약화

현대사회의 급격한 사회변화는 단순히 가족형태를 변화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가족기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가족이 수행해야 할 자녀양육이라는 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족해체로 인한 한부모 가정이나 빈곤가정의 아동, 장애아동의 경우 부모역할 부재나 불충분한 소득, 제한적인 신체조건 등으로 인해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양육받을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발달적 위험요인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가족형태 가운데 한부모 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가구의 7.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통계청, 2020) 따라서 한부모 가족이 경험하는 상실감이나 불안감을 극복하고 가족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게 되었습니다. 한부모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아동이 보육이나 교육과정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한부모가족지원법'이 개정된 바 있으나 여전히 많은 한부모 가족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고, 정책의 실효성에도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한부모 가족이 제대로 가족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그 구성원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나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2020년 우리나라 장애 영유아(0~5세) 수는 9,729명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영유아 가운데 장애영유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연도별로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장애가 있어도 등록을 하지 않는 영유아가 25%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장애 영유아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치원 특수교사 법정 정원 확보율은 79.3%에 불과하며 어린이집 특수교사 확보율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저입니다. 게다가 이들에 대한 통합지원 체계의 부족으로 양육자들은 장애 영유아를 키우기 위한 정보들을 여전히 지인들에게 의존하며, 관계 부처 간 분절적 정책 추진, 기관,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 등으로 인해 수요자의 정책 체감이 높지 않습니다(박창현, 김근진, 김경희, 정유나, 2021).

03. 여성취업률의 증가와 가족형태의 변화

전통적으로 자녀양육의 일차적인 책임은 부모, 그중에서도 어머니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취업률의 증가와 핵가족화, 소가족화 등 가족형태의 변화는 자녀양육자 부재현상을 초래하였으며, 보육의 필요성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보육이 지금까지 질적, 양적 측면에서 확대되어 온 것은 여성취업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여성취업을 촉진시키고 아동에게 긍정적인 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1828년 보스턴 유아학교가 설립된 이래 다양한 형태의 어린이집이 설립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여성운동의 영향으로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위해 일터로 나가는 것이 보편적인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보육경험도 모든 계층의 영유아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것도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국가적 차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저출산율로 인해 보육의 필요성은 더욱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결혼율의 급격한 감소와 결혼을 해도 자신의 직업적 성취를 고려하여 자녀출산을 연기하거나 아예 출산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2022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출생, 사망통계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는 26만 500명으로, 2020년(27만 2,300명) 보다 감소했으며,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출생하는 출생아 수도 0.8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합계출산율이 2.1명이라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현재의 출산율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50년경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4천만 명 이하로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생산성이나 노인부양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